수시 코앞 ‘학생부 금지’ 논란…돈으로 못 사는 건 결국 ‘버티는 루틴’
수시 원서 접수를 코앞에 두고 학생부 이용이 제한되면서, 오히려 고액·음성 컨설팅 시장을 부추긴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보가 막히면 정보를 파는 시장이 커지는 것은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컨설팅으로 살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분명히 나뉜다. 전략과 정보는 돈으로 구할 수 있어도, 몇 달을 앉아 버티는 체력과 하루의 리듬은 살 수 없다. 입시는 짧게는 몇 달, 길게는 몇 년의 장기전이고 그 시간을 지탱하는 건 결국 잠과 끼니다. 아침부터 밤까지 자리를 지키는 수험생에게 정해진 시간에 도착하는 독서실 도시락이 사소해 보이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장기전에서 무너지는 건 실력이 아니라 리듬이다
수험 생활에서 성적이 흔들리는 시점은 대개 공부량이 줄어서가 아니다. 식사를 거르거나 대충 때우는 날이 늘고, 그 여파로 집중력이 떨어지고, 다시 진도가 밀리는 악순환이 시작될 때다. 특히 저녁 시간대가 위험하다. 나가서 사 먹자니 시간이 아깝고, 편의점으로 때우자니 몇 시간 뒤 다시 허기가 몰려온다. 그러다 보면 하루 중 가장 집중이 잘 되는 밤 시간을 컨디션 난조로 흘려보낸다. 급식이 멈추는 방학·시험 기간의 학교 도시락 공백이 자주 문제로 지적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끼니가 불규칙해지는 구간마다 학습 리듬도 함께 끊긴다.
수험생 끼니가 무너지고 있다는 신호
- 식사 시간이 매일 30분 이상 들쭉날쭉할 때
- 저녁을 간식으로 때우고 밤에 다시 허기가 몰릴 때
- 밥 먹으러 나가는 왕복 시간이 아까워 끼니를 미룰 때
‘알아서 챙기라’는 말이 가장 비싼 조언이다
부모나 학원이 흔히 하는 조언이 “밥은 알아서 잘 챙겨 먹어라”다. 하지만 하루 종일 공부하는 사람에게 ‘알아서’는 실행하기 가장 어려운 지시다. 결정할 것이 하나 늘어날 때마다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이다. 시간과 수량을 미리 정해 두고 자리로 도착하는 도시락 배달 방식이라면, 학생은 ‘무엇을 먹을지, 언제 나갈지’를 매일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선택지를 줄이는 것이야말로 장기전에서 가장 확실한 관리다. 컨설팅 비용을 들이기 전에, 하루 세 번 돌아오는 끼니부터 고정해 두는 편이 성적에 더 가깝다.
입시에서 마지막까지 남는 변수는 정보가 아니라 컨디션이다. 그리고 컨디션은 매일의 끼니에서 만들어진다.
제도가 바뀔 때마다 시장은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 낸다. 그러나 시험장에 들어가는 건 결국 몇 달을 버텨 낸 학생 본인이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그 지구력을 만드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 규칙적인 식사라는 사실은, 입시 제도가 어떻게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