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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경고에 회사들이 먼저 줄이는 것…회식과 행사, ‘실속 한 끼’로 바뀌고 있다

국제면의 경고가 심상치 않다. 호르무즈에 이어 홍해까지 막히면 글로벌 경기침체가 온다는 전망 속에 기름값·물류비발 물가 걱정이 다시 커지고 있다. 이런 뉴스가 이어질 때 가장 먼저 반응하는 것은 기업들의 지갑이다. 투자 계획보다 먼저 줄어드는 것이 있으니, 바로 회식비와 행사비다. 법인카드 한도가 내려가고, 분기 워크숍이 반나절로 줄고, 연말 행사 견적서가 반려된다. 총무 담당자라면 요즘 체감하고 있을 풍경이다. 그런데 모임을 아예 없애는 긴축은 싸게 먹히는 대신 비싼 대가를 치른다. 회식과 행사는 낭비가 아니라 조직이 숨 쉬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회사들의 해법은 ‘없애기’가 아니라 ‘바꾸기’다. 술이 도는 저녁 회식은 점심 모임으로, 1인당 몇만 원짜리 뷔페 행사는 도시락 행사로. 인원수만큼만 주문해 예산이 딱 떨어지고, 남아서 버리는 음식도 없고, 장소 대관도 필요 없는 행사 도시락이 긴축 시대 회사 모임의 표준이 되어 가는 이유다.

행사 도시락
Photo by cottonbro studio on Pexels

긴축의 기술: 모임은 지키고 거품만 걷어 내기

행사 예산의 내역을 뜯어 보면 정작 ‘먹는 것’에 쓰이는 돈은 일부다. 뷔페 대관료, 최소 보증 인원, 남아서 버려지는 음식, 이동과 뒷정리에 드는 시간—거품은 식사가 아니라 식사를 둘러싼 형식에 붙어 있다. 도시락으로 형식을 바꾸면 이 거품이 통째로 빠진다. 참석 인원수만큼만 주문하니 보증 인원 손해가 없고, 회의실이 곧 행사장이 되니 대관료가 사라지고, 개인별 포장이라 배식 줄도 뒷정리도 없다. 남는 것은 ‘함께 먹는 시간’ 그 자체다. 오히려 술이 빠진 점심 모임이 저녁 회식보다 참석률이 높다는 것이 요즘 총무팀들의 경험담이다—저녁 시간을 뺏지 않으면서 조직의 활력은 지키는, 긴축이 만들어 낸 뜻밖의 개선인 셈이다.

우리 회사 모임에 거품이 껴 있다는 신호

  • 행사 때마다 남은 음식을 버리는 게 일이 될 때
  • 보증 인원 때문에 불참자 몫까지 결제하고 있을 때
  • 저녁 회식 참석률이 갈수록 떨어져 억지로 모으고 있을 때

인원수대로, 예산대로 떨어지는 회사 한 끼

규모와 상황별로 고르면 된다. 분기 워크숍이나 창립기념일처럼 수십 명이 모이는 날은 메뉴와 수량을 인원에 딱 맞춰 받는 행사 도시락이 기본이다—견적이 ‘1인당 단가 × 인원’으로 끝나니 예산 보고도 한 줄이면 된다. 특별한 날이 아니라 평소의 점심 모임·부서 회의라면 사무실로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회사 도시락으로 바꾸는 편이 낫고, 구내식당 없는 회사의 일상 점심까지 넓히면 매일 나가는 식대를 예측 가능한 고정비로 만드는 직장인 도시락이 총무 입장에서 계산이 선다. 공통점은 하나다—몇 명이 먹을지만 정하면 비용이 정확히 떨어진다는 것. 긴축의 시대에 ‘변수 없는 지출’만큼 반가운 것은 없다.

긴축은 모임을 없애는 게 아니라 거품을 없애는 것이다—밥상은 지키고, 형식만 걷어 낼 것.

경기침체가 올지 안 올지는 바다 건너 뉴스에 달렸지만, 예산 계획은 오늘 세워야 한다. 다음 분기 행사 견적서를 앞에 두고 있다면 계산해 볼 일이다—같은 인원이 같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데, 거품을 걷어 내면 얼마가 남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