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업으로 프리랜서 일을 시작할 때 세금과 계약 정리하는 순서
퇴근 뒤나 주말에 디자인, 번역, 개발, 촬영 같은 일을 받기 시작하면 첫 입금은 반갑지만 다음 해 5월에 낯선 세금 안내가 옵니다. 계약서 없이 시작한 일은 수정 요청이 끝없이 이어지기도 합니다. 일을 잘하는 것과 별개로 처음에 정리해 둘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이 글에서 확인할 것
- 회사 월급과 외주 수입이 세금에서 어떻게 다르게 다뤄지는지
- 계약서에 최소한으로 넣어야 하는 항목
- 일감을 받는 창구를 어떻게 만들어 두는지
월급과 외주 수입은 다른 소득이다
회사에서 받는 월급은 근로소득이고, 개인이 일을 맡아 받는 돈은 대개 사업소득으로 분류됩니다. 사업소득으로 지급될 때는 지급하는 쪽이 일정 비율을 미리 떼고 주는데, 이것이 원천징수입니다. 떼인 돈은 없어진 것이 아니라 다음 해 종합소득세 신고 때 정산됩니다.
중요한 것은 두 소득이 합쳐져서 세금이 계산된다는 점입니다. 회사에서 연말정산을 마쳤더라도 외주 수입이 있으면 다음 해 5월에 두 소득을 합쳐 종합소득세를 따로 신고해야 합니다. 이때 세율 구간이 올라갈 수 있어서, 외주 수입이 늘어나면 미리 떼인 금액보다 더 내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반대로 소득이 적으면 돌려받기도 합니다.

회사에 알려야 하는지부터 확인한다
세금보다 먼저 볼 것은 회사의 취업규칙입니다. 겸업을 금지하거나 사전 승인을 요구하는 곳이 많고, 회사의 업무와 겹치는 일이나 회사 자료를 쓰는 일은 별도의 문제가 됩니다. 규칙에 겸업 조항이 있다면 승인을 받아 두는 것이 뒤탈이 없습니다.
외주 수입이 일정 규모를 넘으면 사업자 등록을 해야 하는지도 생깁니다. 사업자를 내면 세금계산서를 발행할 수 있어 기업 고객에게 일을 받기 쉬워지지만, 부가가치세 신고가 추가되고 회사 건강보험료 계산에 영향이 갈 수 있습니다. 기준과 절차는 관할 세무서와 국세청 안내에서 확인하고, 초기에는 원천징수 방식으로 시작해도 무방합니다.
계약서에 넣을 항목을 표로 정리하기
메신저로 오간 말은 계약이 되긴 하지만 나중에 찾기 어렵습니다. 한 장짜리라도 문서로 남기고, 아래 항목이 빠져 있지 않은지 확인합니다.
| 항목 | 적을 내용 | 빠졌을 때 생기는 일 |
|---|---|---|
| 범위 | 결과물 종류·수량·형식 | 추가 작업이 무료가 됨 |
| 수정 횟수 | 포함 횟수와 초과 시 비용 | 수정이 끝나지 않음 |
| 일정 | 초안·최종 납기, 상대 확인 기한 | 상대 지연이 내 지연이 됨 |
| 대금 | 금액, 원천징수 여부, 지급일 | 세후 금액 다툼 |
| 저작권·사용 범위 | 양도인지 사용 허락인지 | 포트폴리오 게재 불가 |
| 중도 해지 | 진행분 정산 기준 | 중간에 끊기면 무보수 |
대금 칸에는 금액이 세전인지 세후인지를 반드시 적습니다. 같은 금액을 두고 한쪽은 세전, 다른 쪽은 세후로 이해하면 입금 뒤에 다툼이 생깁니다.
일감을 받는 창구를 만드는 순서
처음에는 아는 사람의 소개로 일이 들어오지만, 그 단계를 넘기려면 내 작업을 보여 줄 자리가 필요합니다. 중개 플랫폼은 시작이 빠른 대신 수수료와 가격 경쟁이 붙고, 직접 창구는 만드는 데 시간이 들지만 조건을 내가 정할 수 있습니다. 둘을 같이 쓰되 무게를 점점 직접 창구로 옮기는 편이 일반적입니다.
직접 창구는 거창할 필요가 없습니다. 작업물 몇 개와 진행 방식, 연락 수단이 담긴 한 페이지면 됩니다. 처음부터 웹사이트 제작에 돈을 쓰기보다 무료 도구로 만들어 보고, 일이 쌓여 보여 줄 것이 늘어난 시점에 페이지를 손보는 작업을 맡기면 비용이 헛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내가 개발 일을 받는 쪽이라면 고객이 앱 개발 업체에 요청할 때 쓰는 요구사항 정리 양식을 참고해, 같은 형식으로 고객에게 먼저 물어보는 것이 범위 다툼을 줄입니다. 질문 목록을 미리 갖고 있는 쪽이 계약 조건을 정합니다. 첫 회신에서 범위와 일정을 묻는 습관은 그 자체로 신뢰를 줍니다.
기록은 입금이 아니라 일 단위로
세금 신고와 계약 관리에 모두 쓰이는 기록은 일 하나를 단위로 합니다. 의뢰인, 계약일, 범위, 금액, 원천징수 여부, 입금일, 지급명세 발급 여부를 한 줄로 적어 두면 5월 신고 때 어느 소득이 빠졌는지 바로 보입니다. 경비도 같이 적습니다. 장비, 소프트웨어 구독, 외주로 넘긴 부분은 소득에서 빼는 경비가 될 수 있는데, 영수증이 없으면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입금 통장은 월급 통장과 나누어 둡니다. 섞이면 경비와 생활비가 구분되지 않고, 신고 때 통장 내역을 다시 나누는 데 시간이 듭니다. 통장을 나누는 데는 비용이 들지 않지만, 나중에 내역을 가르는 데는 며칠이 듭니다.
시작 전 점검과 정리
- 취업규칙의 겸업 조항을 확인하고 필요하면 승인을 받았는가
- 첫 계약서에 범위·수정 횟수·세전/세후가 적혀 있는가
- 원천징수된 금액을 다음 해 5월 신고에서 정산한다는 점을 알고 있는가
- 일 단위 기록 양식과 경비 영수증 보관 방법이 있는가
- 입금 통장이 월급 통장과 분리되어 있는가
- 작업물을 보여 줄 한 페이지가 준비되었는가
부업은 실력보다 정리에서 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득 구분, 계약서, 일 단위 기록 세 가지만 처음에 잡아 두면 일이 늘어나도 같은 틀 안에서 굴러갑니다.
떼인 세금은 끝난 세금이 아니라 5월에 다시 계산하는 세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