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90일 전, 지금부터는 공부량보다 컨디션이 점수를 가른다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2026년 11월 19일 목요일에 치러진다. 8월 말 기준으로 남은 시간은 약 90일이다. 이 시기가 되면 대부분의 수험생은 공부 시간을 더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그런데 9월부터 성적이 흔들리는 학생 대부분은 공부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컨디션이 무너져서 흔들린다. 잠을 잘 자는 사람이 더 오래 버틴다는 연구가 직장인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 시기에 먼저 무너지는 세 가지
1. 수면
남은 기간이 짧아질수록 잠을 줄이는 선택이 쉬워진다. 문제는 수면이 줄면 공부한 내용이 저장되는 과정 자체가 약해진다는 점이다. 밤에 두 시간을 더 공부하고 다음 날 집중력을 세 시간 잃는 교환이 매일 반복된다. 특히 시험 시간표에 맞춰 오전에 머리가 돌아가야 하는데, 새벽형으로 굳어진 리듬은 두 달 만에 바꾸기 어렵다. 기상 시각을 지금 시험 당일 기준으로 맞춰 두는 편이 낫다.
2. 끼니
학원과 독서실을 오가는 일정에서 가장 먼저 사라지는 것이 식사다. 이동 중에 편의점에서 때우거나 아예 거르는 날이 늘어난다. 이런 패턴은 두 가지 문제를 만든다. 오후에 급격히 졸리고, 저녁에 폭식하게 된다. 둘 다 그날 학습 효율을 통째로 깎는다.
3. 기록 습관
휴대전화로 화면을 찍어 두고 다시 보지 않는 습관이 기억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관한 연구도 최근 소개됐다. 찍어 두면 안심이 되지만 그만큼 머릿속에는 남지 않는다. 오답을 캡처만 하고 넘어가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손으로 다시 쓰는 과정이 남은 90일에는 더 효율적이다.
지금 정해 두면 끝까지 가는 루틴
- 기상 시각 고정: 주말 포함해 같은 시각에 일어난다. 취침 시각보다 기상 시각을 고정하는 쪽이 리듬을 잡기 쉽다.
- 식사 시각 고정: 메뉴는 바뀌어도 시간은 바꾸지 않는다. 특히 저녁을 8시 이후로 미루지 않는다.
- 낮잠은 20분: 그 이상 자면 밤 수면이 밀린다. 알람을 반드시 맞춘다.
- 주 1회 휴식 반나절: 완전히 쉬는 시간을 미리 넣어 둔다. 넣지 않으면 어차피 아프면서 쉬게 된다.
끼니를 자동으로 만드는 방법
남은 기간에 매일 “오늘 저녁 뭐 먹지”를 정하는 것은 그 자체로 소모다. 결정 횟수를 줄이는 쪽이 낫다. 학원 일정이 저녁을 가로지르는 경우라면 학원 도시락처럼 시간에 맞춰 도착하는 방식이 이동과 대기 시간을 줄여 주고, 늦게까지 자리를 지키는 일정이라면 독서실 도시락을 미리 정해 두면 야식으로 넘어가는 패턴을 막을 수 있다. 재학생이라면 낮 시간대는 학교 도시락 구성을 참고해 저녁 구성만 따로 맞추는 방법도 있다. 중요한 것은 메뉴의 질보다 정해진 시간에 거르지 않고 먹는 것이다.
학부모가 할 수 있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 할 것: 기상·식사 시간이 유지되도록 환경을 만든다. 성적 이야기보다 컨디션 이야기를 한다.
- 할 것: 시험 당일 준비물과 이동 경로를 미리 확인해 둔다. 마지막 주에 하면 불안만 커진다.
- 하지 말 것: 갑작스러운 보양식이나 낯선 건강식품. 이 시기의 위장 트러블은 하루를 통째로 날린다.
- 하지 말 것: 남은 날짜를 반복해서 세는 대화. 압박은 이미 충분하다.
남은 90일의 변수는 얼마나 더 하느냐가 아니라, 마지막 2주까지 같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느냐다.
정리하면 지금 정할 것은 세 가지다. 기상 시각, 식사 시각, 그리고 주 1회 쉬는 반나절. 이 세 가지가 고정되면 나머지 시간은 저절로 공부에 쓰인다. 반대로 이 세 가지가 흔들리면 아무리 시간을 늘려도 11월에 남아 있는 것은 많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