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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산행 전에 한 번 정리하는 안전·짐 체크리스트

더위가 한풀 꺾이면 산을 찾는 사람이 급격히 늘어난다. 문제는 사고도 같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최근 일본 홋카이도에서 등산객 네 명이 불곰과 세 시간 대치하다 구조된 일이 알려지며 산행 안전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졌다. 국내 사정은 다르지만 가을 산행의 위험은 대부분 예측 가능한 곳에서 나온다. 출발 전에 십 분만 확인하면 대부분 피할 수 있는 것들이다.

가을 산행 준비
Photo by Karolina on Pexels

가을 산행이 위험해지는 세 가지 지점

1. 일교차

가을 산은 평지와 기온 차가 크고, 정상은 도심보다 5~10도 낮은 경우가 흔하다. 여기에 땀에 젖은 옷과 능선의 바람이 겹치면 기온이 영상이어도 저체온증이 온다. 얇은 옷 여러 겹이 두꺼운 옷 한 벌보다 안전한 이유다. 바람을 막아 주는 겉옷은 부피가 작아도 반드시 배낭에 넣는다.

2. 짧아진 해

9월이 지나면 해가 눈에 띄게 빨리 진다. 여름과 같은 시간에 출발했다가 하산 중에 어두워지는 상황이 자주 생긴다. 기준을 하나만 정해 둔다면 정상에서 돌아설 시간을 미리 정해 놓는 것이다. 그 시간이 되면 정상까지 얼마 남지 않았더라도 내려온다. 헤드랜턴은 당일 산행에도 챙긴다. 휴대폰 손전등은 배터리를 너무 빨리 소모한다.

3. 하산길

산악 사고의 상당수는 올라갈 때가 아니라 내려올 때 발생한다.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낙엽이 쌓인 돌길을 밟기 때문이다. 젖은 낙엽은 생각보다 훨씬 미끄럽다. 무릎 부담을 줄이려면 보폭을 줄이고, 스틱을 쓰고, 내려오기 전에 신발끈을 다시 조인다.

야생동물을 마주쳤을 때

  • 등을 보이고 뛰지 않는다. 대부분의 동물은 달아나는 대상을 쫓는다. 마주 보며 천천히 물러난다.
  • 소리로 미리 알린다. 인기척이 있으면 애초에 마주칠 일이 줄어든다. 단독 산행일수록 중요하다.
  • 음식물 냄새를 남기지 않는다. 먹고 남은 것은 밀폐해서 그대로 가져 내려온다.
  • 새끼가 보이면 즉시 자리를 뜬다. 어미가 근처에 있고, 이때가 가장 위험하다.

배낭에 들어가야 할 것

  • 물 1리터 이상(가을에도 탈수는 온다) + 소금기 있는 간식
  • 바람막이, 여벌 양말, 얇은 장갑
  • 헤드랜턴, 호루라기, 상처 밴드와 진통제
  • 종이 지도나 오프라인 지도 캡처(산속 통신은 자주 끊긴다)
  • 보온이 되는 도시락과 따뜻한 음료

마지막 항목이 의외로 중요하다. 산에서 체온이 떨어질 때 가장 빠른 회복 수단은 따뜻한 음식이다. 찬 김밥 한 줄로 버티는 것과 온기가 남은 밥을 먹는 것은 오후 컨디션이 완전히 다르다. 겨울이 가까워질수록 보온 도시락을 챙기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도 그래서다. 인원이 많거나 이른 아침 출발이라 준비가 어렵다면 산행 전날 도시락 배달로 받아 두는 방법도 있다.

단체 산행과 체험학습이라면

동호회 산행이나 가을 체험학습처럼 인원이 여럿인 일정은 준비물보다 중간 이탈자 대비가 먼저다. 가장 느린 사람의 속도로 계획을 세우고, 갈림길마다 인원을 확인하고, 되돌아설 시간을 출발 전에 공유한다. 식사는 각자 준비하게 두면 반드시 빠뜨리는 사람이 생기므로 학교 도시락처럼 한 번에 맞추는 편이 인솔하는 입장에서 훨씬 수월하다.

가을 산행 사고의 대부분은 산이 험해서가 아니라, 해가 빨리 지고 기온이 빨리 떨어져서 생긴다.

정리하면 이번 주말 산에 간다면 세 가지만 확인하자. 돌아설 시간, 바람막이, 그리고 헤드랜턴. 나머지는 대체할 수 있어도 이 셋은 대체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