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알레르기와 아나필락시스, 첫 5분에 해야 할 것
음식을 먹은 뒤 갑자기 숨이 막히거나 온몸에 두드러기가 번지는 반응을 아나필락시스라고 한다. 여러 장기에서 동시에 증상이 나타나는 급성 알레르기 반응이고, 응급처치를 얼마나 빨리 했는지가 결과를 가른다. 계란·우유·땅콩·견과류·밀·갑각류처럼 원인 식품이 흔한 것들이라 누구에게나 해당될 수 있다는 점도 알아 둘 필요가 있다.

단순 두드러기와 무엇이 다른가
피부에만 증상이 있으면 대개 응급 상황은 아니다. 문제는 두 군데 이상에서 동시에 나타날 때다. 아래 조합이 보이면 지체하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 피부: 두드러기, 가려움, 얼굴·입술·눈 주위 부기
- 호흡: 숨이 차다, 목이 조인다, 쉰 목소리, 기침이 멎지 않는다
- 순환: 어지럽다, 창백해진다, 식은땀, 의식이 흐려진다
- 소화: 반복되는 구토, 심한 복통, 설사
특히 목소리가 변하거나 삼키기 어려워지는 증상은 기도가 부어오르는 신호다. 이 단계에서는 시간이 짧다.
119 전까지의 순서
- 원인을 중단한다: 먹던 음식을 즉시 멈추고 입안에 남은 것을 뱉게 한다.
- 119에 연락한다: 증상이 가라앉는 것처럼 보여도 연락은 먼저 한다. 몇 시간 뒤 다시 나빠지는 경우가 있다.
- 평평한 곳에 눕힌다: 다리를 올려 준다. 숨쉬기 힘들어하면 상체를 약간 세운다. 갑자기 일으켜 세우는 것은 피한다.
- 에피네프린 자가주사가 있으면 사용한다: 허벅지 바깥쪽에 근육주사한다. 옷 위로도 가능하다. 사용 후에도 반드시 병원으로 간다.
- 의식과 호흡을 확인한다: 구토가 있으면 고개를 옆으로 돌려 기도를 막지 않게 한다.
항히스타민제만으로 버티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피부 증상은 가라앉혀도 기도 부종과 혈압 저하에는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본인·보호자가 평소에 해 둘 것
- 원인 식품을 적은 카드나 휴대폰 메모를 항상 지닌다. 진료받을 때 그대로 보여 준다.
- 자가주사기 사용법을 가족과 함께 한 번 연습해 둔다. 위급할 때 처음 열어 보면 늦다.
- 유효기간을 반기마다 확인한다. 오래 쓰지 않아 지난 경우가 흔하다.
단체로 먹는 자리에서 미리 정할 것
사고는 집보다 밖에서 더 자주 생긴다. 원인 식품이 소스나 튀김옷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형태로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학교에 알레르기 정보를 등록해 두고, 급식 대신 학교 도시락을 준비할 때도 담임과 원인 식품을 공유해 두는 편이 안전하다. 학원이나 스터디 공간처럼 저녁을 밖에서 해결하는 경우가 잦다면 학원 도시락을 이용할 때 알레르기 유발 원료 표시를 미리 확인해 두는 습관이 필요하다.
회사 워크숍이나 동호회 모임처럼 인원이 많은 자리는 개별 확인이 어렵다. 단체 도시락 주문 단계에서 참가자 알레르기 정보를 미리 취합해 특정 원료가 들어간 구성을 분리해 달라고 요청하면 대부분 반영이 가능하다. 현장에서 확인하는 것보다 주문 단계에서 거르는 편이 훨씬 확실하다.
아나필락시스에서 가장 흔한 실수는 처치를 못 하는 것이 아니라, 괜찮아지는 것 같아서 기다리는 것이다.
정리하면 필요한 것은 복잡한 지식이 아니라 순서다. 두 곳 이상에서 증상이 겹치면 119, 눕히기, 에피네프린. 이 세 단계만 기억해 두고, 원인 식품 목록은 오늘 메모에 적어 두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