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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자재 원가 관리하는 법, 단가 계약과 검수에서 새는 돈

매출은 지난달과 비슷한데 통장에 남는 돈만 줄었다면 대개 원가 쪽에서 무언가 움직인 것입니다. 그런데 거래처에 전화해 단가를 물어보면 올린 적 없다는 답이 돌아옵니다. 실제로 단가표는 그대로인데 규격이 바뀌었거나, 검수 없이 들어온 물건의 중량이 달라졌거나, 버리는 양이 늘어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글에서 확인할 것

  • 원가가 새어 나가는 세 자리
  • 품목 성격에 따라 단가를 정하는 방식
  • 상위 품목부터 잡는 한 달짜리 순서

원가가 새는 자리를 세 갈래로 나눠 본다

첫째는 사 오는 단가입니다. 같은 품목을 어느 업체에서 어떤 조건으로 받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으로, 눈에 가장 잘 띄어서 다들 여기부터 손을 댑니다. 그런데 단가만 깎으면 배송 횟수가 줄거나 최소 주문 금액이 올라가 다른 곳에서 비용이 돌아오는 일이 흔합니다.

둘째는 받는 과정입니다. 주문한 규격과 다른 물건이 들어오고, 중량이 조금씩 모자라고, 신선도가 떨어지는 물건이 섞여 들어와도 바쁜 시간에 받으면 그냥 넘어갑니다. 단가표는 정상인데 실제 지불 단가가 올라가는 자리가 여기입니다.

셋째는 쓰는 과정입니다. 손질하면서 버리는 양, 보관 잘못으로 못 쓰게 되는 양, 사람마다 다른 1인분 기준이 모두 여기 들어갑니다. 원가율이 이상한데 원인을 못 찾겠다면 보통 이 셋째 자리이고, 여기는 거래처가 아니라 주방 안에서만 잡을 수 있습니다.

식자재 원가 관리
Photo by Mikhail Nilov on Pexels

단가 계약에서 흔히 빠지는 항목

가장 많은 실수는 단가를 구두로 정하는 것입니다. 영업 담당자와 통화로 합의한 금액은 담당자가 바뀌는 순간 사라집니다. 품목명, 규격, 단위, 적용 기간이 적힌 단가표를 문서나 메시지로 받아 두어야 다음 달 계산서와 맞춰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시세를 타는 품목을 고정가 품목과 같이 묶는 것입니다. 엽채류나 수산물은 시세가 움직이는 게 정상인데, 이걸 고정가로 우기면 업체가 다른 품목 단가나 품질로 조정합니다. 시세 품목은 어떤 기준으로 가격을 정할지, 변동 폭이 클 때 미리 알려 줄지를 정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세 번째는 반품과 교환 규정입니다. 신선도 문제로 되돌릴 때 언제까지 연락해야 하는지, 사진을 남겨야 하는지, 차액 정산은 다음 달 계산서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정해 두지 않으면 받는 사람 성격에 따라 매번 처리가 달라집니다. 실제로 주방에서 가장 자주 다투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품목 성격별 단가 정하는 방식

아래 표는 품목을 성격별로 나눠 단가를 어떻게 정할지와, 계약할 때 확인할 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시세와 금액은 계속 바뀌므로 넣지 않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품목마다 다른 방식을 쓴다는 점 자체입니다.

품목 단가 정하는 방식 계약할 때 확인할 점
쌀·식용유 등 공산품 월 단위 고정 단가 용량과 규격이 바뀌면 단가 재협의 조항
엽채류·채소 주 단위 시세 연동 어느 시세를 기준으로 삼는지 문서에 명시
육류 부위와 등급별 단가표 입고 시 라벨의 등급과 원산지 확인 절차
수산물 입고일 시세 적용 해동과 손질 후 중량 중 어느 쪽 기준인지 합의
주류·음료 공급가 고정 행사 할인과 사은품 조건을 문서로 남기기
포장재·일회용품 분기 단위 단가 배달 한 건당 들어가는 개수까지 계산

넷째 줄이 분쟁이 가장 잦습니다. 냉동 상태 중량으로 계산하느냐 손질 후 중량으로 계산하느냐에 따라 실제 원가가 크게 달라지는데, 이 기준을 말로만 정해 두면 업체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계산이 흔들립니다. 여섯째 줄은 금액이 작아 신경을 덜 쓰지만, 배달 비중이 높은 가게라면 한 건에 몇 백 원씩 붙어 월말에 꽤 큰 숫자가 됩니다. 포장 주문이 늘었는데 남는 게 없다고 느낀다면 이 줄부터 계산해 보는 것이 빠릅니다.

한 달 안에 잡는 순서

먼저 지난 석 달 계산서를 펴고 금액이 큰 순서로 품목 스무 개를 뽑습니다. 전체 품목을 다 관리하려다 보면 시작도 못 합니다. 대개 이 스무 개가 식자재 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므로, 여기만 잡아도 체감되는 변화가 나옵니다.

그다음 그 스무 개의 단가표를 거래처에서 받습니다. 품목명과 규격, 단위, 적용 기간이 들어간 형태여야 하고, 두 곳 이상에서 받아 비교하면 지금 조건이 어느 정도인지 바로 보입니다. 이때 배송 요일, 최소 주문 금액, 반품 규정까지 같이 물어봐야 단가만 낮고 불편한 조건에 걸리지 않습니다.

세 번째로 검수 기준을 종이 한 장으로 만들어 주방에 붙입니다. 무엇을 확인하고 어떤 상태면 거절하는지, 문제가 있을 때 누구에게 몇 시까지 연락하는지를 적습니다. 받는 사람이 아르바이트생이어도 그대로 따라 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월말 재고 실사를 한 번 합니다. 냉장, 냉동, 실온 창고를 돌며 주요 품목의 남은 양을 적는 작업입니다. 이 숫자가 있어야 산 양과 쓴 양의 차이를 계산할 수 있고, 그 차이가 셋째 자리에서 새는 양입니다.

판매 데이터와 맞춰 보기

원가 관리는 매입 자료만으로는 절반밖에 못 합니다. 어떤 메뉴가 몇 개 나갔는지와 맞춰 봐야 특정 메뉴의 원가율이 높은 것인지, 특정 품목을 과하게 버리고 있는 것인지 구분됩니다. 주문이 수기 전표로만 남아 있으면 이 대조가 사실상 불가능해서, 메뉴별 판매량이 자동으로 쌓이는 매장 주문 시스템을 쓰는 가게가 많습니다.

원가율이 높은 메뉴를 찾았다면 가격 조정이나 구성 변경을 검토하게 되는데, 여기서 발목을 잡는 것이 메뉴판입니다. 인쇄 메뉴판은 한 번 바꾸는 데 비용과 시간이 들어 조정을 미루게 됩니다. 화면에서 가격과 구성을 바로 고칠 수 있는 QR 메뉴판을 쓰면 원가가 움직일 때 바로 반영할 수 있어, 시세를 타는 품목이 많은 가게일수록 차이가 큽니다.

매장이 두 곳 이상이면 같은 품목을 다른 단가로 받고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점포별 매입 단가와 판매량을 한 화면에서 비교할 수 있으면 협상 자료가 되는데, 여러 지점 주문을 한 곳에서 모아 보는 시스템을 쓰는 경우라면 매출 자료를 점포별로 뽑아 계산서와 나란히 놓아 보는 것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도구가 없어도 시작은 가능합니다. 상위 스무 개 품목의 월별 매입량과 주요 메뉴의 판매량을 표 하나에 적는 것만으로도 이상한 달이 눈에 들어옵니다.

점검 목록과 정리

아래 일곱 줄에 예, 아니오로 답해 보세요. 아니오가 나온 줄이 이번 달에 손볼 자리입니다.

  • 금액 상위 20개 품목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가
  • 주요 품목의 단가표를 문서로 받아 두었는가
  • 시세 품목의 가격 기준이 계약에 적혀 있는가
  • 입고 검수 기준이 종이로 주방에 붙어 있는가
  • 반품과 차액 정산 방법을 거래처와 정해 두었는가
  • 월말에 주요 품목 재고를 세는 날이 있는가
  • 메뉴별 판매량을 원가와 맞춰 본 적 있는가

단가를 깎는 협상은 일 년에 한두 번이지만 검수는 매일 있습니다. 실제로 원가를 움직이는 쪽은 후자인데, 준비 없이 시작하면 하루도 못 갑니다. 상위 품목 스무 개와 검수 기준 한 장에서 시작하는 것이 가장 오래 가는 방법입니다.

원가는 계산서에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뒷문에서 물건을 받는 5분 동안 정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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