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만 700원, 넉 달 남았습니다 — 지금 계산해 둘 것
최저임금 발표가 나면 대부분 시급 차이부터 봅니다. 380원이면 크지 않다고 느끼기 쉽습니다. 그런데 음식점에서 실제로 부담이 되는 건 시급 한 줄이 아니라, 그 시급이 근무표·주휴수당·4대 보험과 맞물리면서 늘어나는 총액입니다. 지금은 그걸 계산해 볼 시간이 남아 있는 시기입니다.

확정된 내용부터 정리합니다
2027년 최저임금은 시급 1만 700원으로 확정 고시됐습니다. 올해 1만 320원에서 380원, 약 3.7% 오른 금액입니다. 주 40시간 근무에 주휴수당을 포함한 209시간 기준으로 월 환산액은 223만 6,300원입니다. 고용노동부 고시로 지난 8월 5일 확정됐고, 적용 기간은 2027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입니다. 업종 구분 없이 근로자 한 명 이상을 쓰는 모든 사업장에 똑같이 적용됩니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부분이 209시간입니다. 주 15시간 이상 일하는 직원에게는 주휴수당이 붙기 때문에, 실제 지급액은 시급에 근무 시간을 곱한 값보다 큽니다. 시급이 오르면 주휴수당도 같은 비율로 함께 오릅니다.
지금 계산해 둘 네 가지
1. 직원별 실제 인상분
전 직원에게 똑같이 3.7%가 붙는 게 아닙니다. 이미 최저임금보다 높게 주고 있는 직원은 변화가 없을 수 있고, 최저임금에 딱 맞춰 둔 직원은 주휴수당까지 따라 오릅니다. 사람별로 한 줄씩 적어 월 증가액을 더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 합계가 내년 1월부터 매달 추가로 나가는 금액입니다.
2. 주 15시간 경계에 걸친 근무표
주휴수당은 주 15시간이 기준선입니다. 이 근처에 걸쳐 있는 아르바이트 근무표는 지금 한 번 확인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수당을 피하려고 시간을 잘게 쪼개면 인원이 늘어나고, 교육과 인수인계 비용이 그만큼 붙습니다. 사람 수가 늘수록 실수도 늘어납니다. 시간을 줄이는 것이 늘 이득은 아닙니다.
3. 시간대별로 사람이 얼마나 필요한지
인건비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시급을 깎는 게 아니라 필요 없는 시간에 사람을 두지 않는 것입니다. 요일별·시간대별 매출을 30분 단위로 뽑아 보면 늘 한가한 구간이 보입니다. 그 구간의 인원을 조정하는 편이, 바쁜 시간대 인원을 줄여 손님을 놓치는 것보다 낫습니다. 특히 야간 영업이 있는 곳은 주문 받는 인력이 병목인 경우가 많은데, 이때는 주점 테이블오더처럼 손님이 직접 주문을 넣는 방식이 홀 인원을 줄이지 않고도 회전을 올려 줍니다.
4. 주문과 계산이 겹치는 지점
바쁜 시간에 한 사람이 주문도 받고 계산도 하는 구조라면, 인건비가 아니라 대기 시간이 먼저 문제가 됩니다. 포장과 배달 주문이 섞이는 시간대에는 더 심해집니다. 이 구간만 떼어 무인 주문 쪽으로 넘기면 사람은 조리와 응대에 남습니다. 반대로 연세가 있는 손님 비중이 높은 가게라면 전면 도입보다 한두 자리만 먼저 시험해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인건비 계획은 시급을 줄이는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꼭 있어야 하는 시간을 정하는 문제입니다.
가격을 올린다면 함께 손볼 것
인상분을 메뉴 가격으로 넘기기로 결정했다면, 가격표만 바꾸고 끝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요즘 손님은 가게에 오기 전에 검색부터 합니다. 매장 메뉴판과 배달앱 가격, 포털 정보, 홈페이지에 적힌 가격이 서로 다르면 그 자리에서 신뢰를 잃습니다.
- 매장 메뉴판과 벽면 게시물 — 스티커로 덧붙인 구 가격이 남아 있는지 확인합니다
- 배달앱과 포장 주문 채널 — 채널마다 반영 시점이 다르므로 같은 날 맞춥니다
- 포털 지도의 메뉴 정보 — 오래된 가격이 가장 오래 남아 있는 곳입니다
- 가게 홈페이지와 소개 페이지 — 몇 년째 그대로인 경우가 흔합니다
마지막 항목이 걸린다면 이번 기회에 홈페이지 개편을 같이 잡는 것도 방법입니다. 어차피 가격을 손봐야 한다면, 영업시간과 휴무일까지 한 번에 정리해 두는 편이 나중에 두 번 일하지 않습니다.
1월이 아니라 지금인 이유
넉 달이 남았다는 건 시험해 볼 시간이 있다는 뜻입니다. 근무표를 바꿔 보고 두어 주 지켜보면 무리인지 아닌지 금방 압니다. 1월에 바꾸면 시험할 시간 없이 그대로 굴려야 합니다.
계산은 한 시간이면 끝납니다. 직원별 인상분을 더하고, 한가한 시간대를 찾고, 가격을 올릴지 말지를 정하는 것. 이 세 가지만 종이에 적혀 있으면 내년 1월은 평범한 달이 됩니다.
